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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내 몸이 이상해졌다
“왜 자꾸 눈이 깜빡이지?” “목이 저절로 움직이는 건 왜일까?”
어느 날 거울 앞에 선 당신은 낯선 몸짓을 발견합니다. 분명 의도하지 않았는데, 특정한 행동이 반복되고 있지요. 처음엔 무심코 넘기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횟수는 늘어나고, 주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 익숙했던 몸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듯한 낯섦과 불안. 성인 틱장애는 그렇게 조용히 다가옵니다.
성인 틱장애 틱장애는 일반적으로 소아기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인이 되어서 처음 나타나거나, 어릴 때 잠잠했던 증상이 성인기에 다시 악화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 나이에 무슨 틱이야?”라며 방치하거나, 창피하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맙니다. 하지만 틱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신경계의 이상 반응이며, 무엇보다도 심리적 스트레스와 깊은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성인 틱장애란 무엇인가?
틱장애란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근육 움직임이나 소리를 뜻합니다.
눈 깜빡임, 어깨 들썩임, 목 흔들기, 특정한 소리를 내는 것 등이 대표적이지요. 아동기 틱장애의 상당수는 사춘기를 지나며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새롭게 시작되는 경우,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성인 틱장애는 어린 시절보다 증상이 더 복잡하고, 사회적 낙인이나 자책감도 강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직장이나 대인관계에서 반복되는 틱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당사자를 더욱 위축시키지요. 문제는 틱을 억지로 참으려 할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스트레스, 신경계를 자극하다
성인 틱장애를 겪는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강한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의 압박, 인간관계의 갈등, 가족 문제, 정체성 혼란, 억누른 분노 등은 우리 뇌와 신경계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합니다. 뇌는 이 과도한 자극에 반응하여 틱이라는 형태로 분출구를 만들게 되지요.
실제로 뇌영상 연구에서는 틱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전두엽과 기저핵 기능의 불균형이 관찰된 바 있습니다. 이는 감정조절과 운동제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스트레스가 이 부위에 영향을 미칠 때 비자발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틱, 무의식의 언어일 수 있다
틱 증상은 때로 말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억압된 분노, 말하지 못한 불안, 인정받고 싶은 욕구, 죄책감, 자기혐오… 성인은 이 모든 감정을 감추며 살아갑니다.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괜찮은 척’하며 억누르다 보면, 그 감정은 결국 몸을 통해 터져나오게 됩니다.
상담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틱 증상을 무의식적 갈등의 표현으로 보기도 합니다.
특히 반복적인 틱이 특정 상황에서 더 심해진다면, 그 상황이 개인에게 심리적으로 어떤 위협이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적 고통과 관계의 단절
틱장애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당사자는 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됩니다.
이런 반응에 대한 두려움은 사회적 고립을 불러오기도 하지요. 일부는 외출을 꺼리거나,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심지어는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스스로도 자신의 증상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나는 왜 이러지?”라는 자책에 빠지며 정서적 고통을 겪습니다. 이런 내적 갈등은 틱 증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됩니다.
심리상담, 틱의 뿌리를 만지다
성인 틱장애를 치료하는 데에는 약물요법이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기 위해서는 심리상담의 개입이 필수적입니다. 인지행동치료(CBT)를 통해 부정적인 사고를 수정하고,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정신역동적 상담에서는 반복적인 틱을 하나의 무의식적 자기표현으로 해석하여, 그 뿌리에 있는 정서적 상처와 욕구를 탐색합니다. 내담자가 자신의 틱에 대해 비난이 아닌 이해의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우며, 점차적으로 자기 자신과 화해해 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성인 틱장애는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 혹은 감정의 언어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억누르고 숨기기보다, 이해하고 대화하려는 시도는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출발점이 됩니다. 스트레스가 만든 신경의 반란은 결국, 돌봄과 회복을 통해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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